익명 두더지
익명 두더지

작가님이 생각하실때 영화나 드라마의 스토리와 웹소설 스토리의 차이점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만약 차이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끄적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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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가 많죠? 일단 소설과 영화/드라마라는 매체의 특성이 다르죠. 영화/드라마/웹툰은 "보이는 것"의 힘이 큽니다. 배우의 매력적인 외모, 압도적인 CG, 아름다운 배경만으로도 관객의 눈을 붙잡아둘 수 있고, 스토리가 잠시 루즈해져도 볼거리가 있으니 버틸 수 있죠. 하지만 소설은 오로지 활자만으로 독자를 붙잡아야 합니다. 스토리의 힘이 그만큼 강하고 몰입력이 강해야 하죠?

끄적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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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일일연재라는 시스템 때문에 오는 차이가 있어요. 영화는 한 번에 2시간, 드라마는 50분이라는 시간이 있어요. 훨씬 더 많은 걸 입체적으로 보여줄 시간이 있다는 거죠. 하지만 웹소설은 하루 5천자에요. 드라마로 치면, 5분짜리 짧은 드라마를 매일매일 보여주는 거죠. 이 차이는 커요. 1) 고구마가 있으면 안 된다. 영화나 드라마는 고구마나 나와도 당일에 해소되니 견딜 수 있어요. 하지만 웹소설에서는 다음날까지 기다려야 하죠? 그 불쾌감을 24시간 이상 견디는 건 생각 이상으로 괴로워요. 그래서 갈등은 빨리빨리 해결하고. 기왕이면 '위기감' 보다는 '기대감' 으로 고구마를 해소하는 구성을 가져가요. 2) 빌드업/떡밥이 직관적이어야 한다. 영화나 드라마는 떡밥이 하루 안에 회수되는데, 웹소설에서는 반년, 1년 후에 회수되는 경우도 많아요. 그만큼 시간이 지나도 바로 이해할 수 있게 써야겠죠? 3) 5천자의 한계 웹소설이 주로 받는 비판은 '너무 주인공 원툴이다' 혹은 '너무 작가편의적이다' 인데요. 사실 5천자 안에 조연에게 서사를 부여하고, 티키타카를 넣고, 연출도 하면 메인 스토리 전개를 뺄 수가 없어요. 그래서 웹소설은 둘 중 하나에요. 조연이 매력적이면? 전개가 느리죠. 전개가 빠르면? 주인공 외의 인물이나 문제 해결 과정을 상세하게 보여줄 수가 없어요. 글자수 안에서 어떤 점을 보여줄지 취사선택해야 하는 거죠. 다 보여줄 글자수가 없거든요. 4) 후킹이 필요하다 웹소설과 독자의 관계는 아라비안 나이트를 생각하면 됩니다. 영화는 기왕 티켓을 샀으니 어지간하면 끝까지 보지만, 웹소설은 기본값이 하차(사형)이에요. 하루 더 생명을 연장하려면 어떻게든 하루 더 살려줄 만한 기대감과 엔딩, 후킹을 넣어야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