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인물 관계도와 안타고니스트 짜는 팁이 궁금함돠
저는 캐릭터 설정을 짤 때 주로 3가지 요소를 정하고 써요. 1. 캐릭터의 고유 목표 인물 관계가 재밌으려면, 설령 같은 편이라도 각자 뚜렷한 ‘목표’가 있어야 해요. 초보 시절에 많이 하는 실수가, 조연의 목표를 주인공한테 흡수시켜 버리는 거죠. 그러면 조연이 “맞아 맞아” 하는 병풍이 되어버리는데… 같은 편이어도 목표는 달라야 해요. . 방향은 같되, 내용은 달라야 하는 거죠. 진짜 좋은 예시가 원피스! 모두 한 배를 탔지만, 이유는 다르죠. 누군가는 해적왕이 되기 위해, 누군가는 세계 제일의 대검호가 되기 위해, 누군가는 세계 지도를 그리기 위해, 누군가는 올블루를 찾기 위해. 서로 다른 욕망을 가진 인물들이 한 배에 탔기 때문에 티격태격하는 케미가 생기는 겁니다. 모두 같은 욕망을 갖고 있으면 가장 중요한 티격태격이 없고, 티키타카도 없죠.
2. 캐릭터의 고유 전략. 저는 각 캐릭터에게 고유 전략을 줘요. 똑같은 장애물을 만났을 때 각자 해결 방식이 다른 거죠. 예를 들어 꽉 닫힌 문이 있다? A는 단순무식하게 힘으로 문을 부순다. B는 능수능란한 거짓말로 문지기를 속이고 통과한다. C는 직접 발명한 기상천외한 도구를 쓴다. 이렇게 해결 방식이 달라야 목표가 같아도 티격태격하는 요소가 생기고, 상황에 따라 활약하는 캐릭터가 달라지며 기대감과 재미도 생겨요
3. 도가니 도가니는 광물을 녹이는 그릇이죠. 재료들을 다 때려 넣고 고온으로 가열하면 서로 반응하면서 합쳐지거나 분리되는데……. 스토리텔링에서 ‘도가니’는 캐릭터들을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에 몰아넣는 걸 의미해요. 여기서 핵심은 두 가지예요 1) 탈출 불가. 캐릭터들이 “난 안 해” 하고 도가니 밖으로 빠질 수 없는 상황을 세팅합니다. 물리적인 이유가 될 수 있고 (같은 감옥에 갇혔다, 폭풍우 때문에 밖에 나갈 수 없어서 같은 공간에 있어야 한다 등등) 심리적인 이유가 될 수도 있어요 (은혜를 입어서 배신할 수 없다, 내 지위나 직책 때문에 책임감 때문이라도 움직여야 한다) 2) 자원 부족. 피자가 10판이면 사이 좋게 나눠 먹지만, 한 조각이면 누가 먹을지를 두고 붙어야 하죠. 이런 식으로 자원 부족을 유발하는 거예요. 시간이 없거나, 돈이 없거나, 탈출구가 하나뿐이거나. 그러면 캐릭터들이 강제로 부딪힐 수밖에 없거든요.
안타고니스트는… 적대자일까요? (작법 이론을 잘 모름). 이것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단순히 ‘나쁜놈’이라고 하면 재미 없어요. 선악 구도로 나누기보다는 목표와 전략을 대립시키는 게 재밌더라고요. 예를 들어, 주인공도 적대자도 목표는 ‘세계 구원’인데. 주인공은 “내 눈앞에 보이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죽게 하지 않겠다!” (이상주의, 희생 방지) 악역은 “약자는 쳐내서 강한 유전자만 남겨야 인류가 존속한다!” (현실주의, 약육강식) 이런 식으로 목표가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양립할 수 없기 때문에 서로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는 겁니다. 그리고 적대자는 무조건 나쁜 놈보다는 독자 입장에서 “저 말도 완전히 틀린 건 아닌데” 하고 고민을 던져줘야 작품의 깊이가 더해지고 몰입이 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