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 약방💊님의 무물: 작가님 안녕하세요~ 지난번에 소설쓰기관련 고민을 올린 사람인데요 당시 조언말씀대로 소설을 놓지 말것, 고전을 많이 접할 것을 ...

익명 두더지
익명 두더지

작가님 안녕하세요~ 지난번에 소설쓰기관련 고민을 올린 사람인데요 당시 조언말씀대로 소설을 놓지 말것, 고전을 많이 접할 것을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늘 고민은 요즘 작가님 책을 찾아 읽고 있는데 <등에 불을 지고>는 미스테리소설 성격인 것같고, <그라이아이>는 현실과 환상이 함께 있는 느낌, <단지 그것을 위한 베개>는 전통적인 소설같고요, 아직 읽지는 못했지만 SF소설도 쓰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제 고민은 전 SF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유는 과학에 관심도 있고 우리가 흔히 생각하지 못한 설정을 만들어내는 재미가 있어서 그런데요 결국 SF소설도 사람에 관한 이야기이고 SF소설을 잘 쓰려면 소설에 대한 탄탄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할 것같아서 요즘은 폭넓게 공부하고 있습니다. 서설이 약간 길었는데 작가님께서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쓰시는 이유가 있는지 알고 싶고요, 장르별로 쓰실때 어떤 다른 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가령 전통적인 소설이 인물의 심리와 관계를 중시한다면 SF는 배경이나 설정같은 걸 중요시해야 하거나 해야 하나요?). 그리고 처음 소설을 공부하는 입장에서 장르를 정해놓고 접근하는게 좋을까요? 아니면 기본적인 소설에 대한 이해부터 하는게 좋을까요? 마지막으로 앞으로 글쓰는 방향을 다른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는 소설을 쓰는 쪽으로 하는게 좋을지 아니면 내가 쓰고 싶은 걸 내 방식대로 쓰는게 좋은지도 고민입니다. 한참 망설이다 고민 남깁니다. 질문이 너무 많아서 죄송하네요. 감사드립니다~

둔촌 약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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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사연자님 :) 먼저 지난번 조언을 잊지 않고 소설 쓰기와 고전 읽기를 꾸준히 실천하고 계신다니 정말 멋지네요. 제 책들을 세심하게 읽어주시고 장르마다의 특징까지 깊이 있게 고민해주셔서 작가로서 무척 기쁘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한참을 망설이다 남겨주셨다는 긴 질문 속에서 사연자님이 소설을 얼마나 진지하게 대하고 계시는지 고스란히 느껴졌어요. 보내주신 고민들에 대해 제 경험과 생각을 담아 찬찬히 답변을 드려볼게요. 1. 다양한 장르를 쓰는 이유 제 책들을 보시며 제가 미스터리, 현실과 환상의 경계, 전통적인 소설 등 아주 다양한 장르의 이야기를 쓴다고 느끼셨을 텐데요. 겉보기에는 무척 다양한 이야기를 쓰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저는 사실 언제나 비슷한 결의 이야기를 하고 있답니다. 제가 소설을 통해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들려드리고자 하는 핵심은 바로 폭력의 고통, 그리고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변하지 않는 주제를 담아내는 외피가 때마다 달라질 뿐이지요. 저는 현실적인 톤으로 묵직하게 흘러가는 이야기도 좋아하고, 반대로 환상적인 요소가 강하게 두드러지는 이야기도 모두 좋아하는데요. (참고로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애정을 느끼고 좋아하는 쪽은 환상성이 돋보이는 이야기랍니다.) 사연자님께서 장르별로 중점을 두는 부분이 다른지 물어보셨죠. SF가 기발한 설정이나 세계관을 중요시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결국 그 모든 배경도 제가 앞서 말씀드린 주제와 인물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도구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껍데기가 다를 뿐, 그 안에서 박동하는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는 어떤 장르에서든 동일하게 중요하답니다. 2. 꾸준할 것! 제가 제 글의 방향성이나 좋아하는 것에 대해 이렇게 확고하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이유는 그만큼 매일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다른 작가님들에 비해 글을 완성하는 속도가 꽤 느린 작가고, 사실 자괴도 많이 해요.

둔촌 약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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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더 자주, 무엇이든 부지런히 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느린 만큼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활자를 채워나가다 보면 내가 진짜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내가 어떤 글을 쓸 때 가장 즐거운지 선명하게 보이게 됩니다. 3.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를 찾으세요! 처음 소설을 공부하는 입장에서 장르를 먼저 정할지 아니면 소설의 기본기를 먼저 다질지, 그리고 타인의 공감을 얻는 글을 쓸지 나만의 방식대로 쓸지 참 고민이 많으실 거예요. 이에 대해 제가 드리고 싶은 조언은 단순합니다. 일단 사연자님께서 지금 당장 쓰고 싶은 이야기를 찾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보시라는 거예요. 내가 진정으로 무엇을 쓰고 싶은지, 내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동기를 먼저 정하는 것이 모든 것의 출발점입니다. 그 중심이 단단하게 잡히고 나면 그것을 SF로 풀지 전통 소설로 풀지, 대중성과 타협할지 같은 부차적인 요소들은 아주 자연스럽게 뒤따라붙게 마련입니다. 그러니 지금은 스스로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고, 내가 가장 즐겁고 절실하게 쓸 수 있는 이야기를 찾는 데 집중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망설임 끝에 남겨주신 질문이 사연자님의 글쓰기에 도움이 되길 바랄 뿐이에요. 소설을 향한 그 깊은 애정과 치열한 고민을 잃지 않는다면 분명 사연자님만의 훌륭한 이야기가 탄생할 거라고 믿습니다.☺️ 언제나 묵묵히 응원할게요. 오늘도 글쓰기와 함께하는 보람찬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